※ 보시기에 앞서 주의사항


  • 다분히 작품 속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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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석할 때 필요한 자료는 하단 참고란에 보시면 출처표기 하였습니다.
  • 쓸데없이 깁니다. 바쁘신 분들에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 유카리의 발은 너무 예쁜 것 같습니다. 헉헉 모에.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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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중 가장 눈여겨 볼 장르는 일상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남녀간의 사랑, 이별, 후회 등을 담고 있거나 더 나아가 현실과 감독 자신의 일화를 담는 것만으로도 그 유려한 작화에 가려질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 연출과 대사를 보면 비단 그 부분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크다.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나, 특별한 사건이 아닌 누구나 한번쯤은 현실에서 겪어봤을 만한 일을 굉장히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에 따른 현실같은, 혹은 보다 유려하게[각주:1] 표현해내는 작화는 그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과는 또 다른 분위기이기도 하지만, 그 전의 작품들의 경험과 자료, 연출등은 그대로 전승하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분위기는 그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초속 5센티미터><별의 목소리>와 분위기적 묘사가 비슷해서 그동안 판타지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들에서 다시 일상적인 면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기쁨의 탄성을 금치 못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확연히 드러나는 두 사람의 행복한 결말을 암시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이제까지 커플 브레이커로서 유명한 감독이었던 만큼,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 그리고 멘붕이었지만 모 구단에 대한 언론의 반복되는 말은 이번에는 다르다라는 걸 확연히 보여줘서 색다른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뭐, <별의 목소리>는 소설판에서는 마지막에 서로가 만나는 묘사가 있는 것 같지만, 확실히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애니매이션 상에서는 결국 커플 브레이커[각주:2]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지만.(웃음)

  그가 감독한 작품의 작화를 보고 흔히들 말해 '빛의 마술사'라고 표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수식어는 정말 한 부분에 불과한 느낌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그의 강점은 세세한 심리묘사에 있다. <별의 목소리>에서도 그랬지만 <초속 5센티미터>에서도 드러나듯 두 사람이 멀어지는 과정에서 중점으로 묘사되는 심리적 거리감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주제가 되는 소재를 이용하여 절묘하게 연결시키는 점은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별의 목소리>에선 '상대성 이론'을 이용해 시간과 거리[각주:3]의 어긋남을 표현하였고, <초속 5센티미터>에서는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센티미터[각주:4]라는 표현과 물리적 거리를 철도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 그리고 그걸 가로막는 지독한 기상상황을 가지고 서로의 거리를 직감하게 하는 것을 절절하게 묘사한다. 이걸 부수적인 요소로서 연출력은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

  물론 지나치게 그의 연출에 있어서 지금까지의 작품들의 구도를 가져오는, 단적으로 말하자면 그가 철도덕후라고 확신하게 만드는 빠지지 않는 철도의 묘사 및 연출, 나쁘게 평가하자면 지나친 자기복제 성향이 짙다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인터뷰 내용을 보자면 철도 자체가 가지는 특성이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와 잘 맞아 떨어지고 그걸 연출하기에 가장 직접적인 소재라는 표현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다분히 연구를 한 연출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좀 지나치게 많이 등장하긴 하는 편이기 때문에 조금 구도의 다양성을 연구해야할 필요는 있어보인다.[각주:5][각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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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의 정원의 그와 그녀




  마치 세상의 비밀, 그 자체인 것처럼, 그녀는 보인다.[각주:7]

- 아키즈키 타카오

  아키즈키 타카오라는 남자 캐릭터는 의외로 굉장히 정석적인 주인공, 더 확실하게 표현하자면 영웅같은 인물상[각주:8]이다. 만 15세라는 인물 설정과 유카리가 자신의 15살 시절의 모습과 비교를 하게 되는 기준점이자 하나의 이상이다. 이는 남녀라는 관계 이전에 유카리가 타카오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며 그리고 그 모습에 걸어나가는 연습, 즉 자신을 치유해주는 하나의 매개체로서의 존재이다. 실제 작중 이 인물을 보고 있으면, 확실히 철없는 어머니 그리고 다소 집의 사정보다는 자신의 일의 집중하는 듯한 형 아래 일찍 철이 든 근거를 제시해주지만, 솔직히 15살[각주:9]임을 감안하면 그가 보여주는 정말 어른스럽고, 자신의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지극히 이상적인 인물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감독과 성우들의 인터뷰를 봤을 때도 자신들의 15살의 모습과 비교하며 자신들은 그냥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현과 감독이 의도한 인물임을 분명히 시사하고 있는 부분이다.

  다만, 이상적인 인물상이라고 해서 그의 인물적 입지가 불합리한 것은 절대 아니다. 지극히 의도한 대로의 인물이기 때문에 대체로 타카오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감독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인물이다. 조금은 현실에서 뒤떨어진 행동을 하는 것 같지만, 그 현실을 헤쳐나가며 자신의 길을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가상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멋있는 녀석이란 걸 알 수 있다. 거기에 가정식 실력도 상당수준으로 보인다. 이정도면 과연 유카리도 "어멋! 멋진 남자!"라고 나이차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반할만한 인물이란 것에 이의를 달 수가 없다. 실제로 성우나 감독도 인정을 한 부분이기도 하고.[각주:10]


어른의 매력을 오롯이 간직한 그녀를 그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실제로 타카오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유카리, 그리고 그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는 이 작품의 큰 주안점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어른들도 다 기피하고 학생들도 실제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점을 봤을 때, 오직 타카오만이 그녀을 직시했으며, 바로 마주보며 그녀에게 고백하며 마음을 흔들어 주저앉은 유카리를 걸어나갈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준다. 이 부분은 꽤 시사하는 바도 큰 점이 이미 어른이 되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 자신의 꿈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에게 치유되고 있는 부분인데 선생님이라는 지위, 어른이라는 입장을 역으로 돌아가 되짚어보고 싶게 하는 하나의 중요한 인물임을 봤을 때, 현실적으로 보자면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긴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소중한 무언가를 다시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이 그에게는 있다는 소리다. 이 부분은 후반부에 더 기술하겠지만, 작품상 이 둘의 관계는 단순히 나이차있는 남녀간의 사랑으로 축약시키기에는 그 이야기가 가볍지 않다.



27살의 나는, 15살의 나보다,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각주:11]

- 유키노 유카리

  의외로 유카리라는 인물은 정말로 현실적인 인물이다. 이는 신카이 감독의 치밀한 연구에 의한 인물이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그녀가 27살[각주:12]이라는 나이라는 것, 이건 평균적으로 사회에 진출하여 일을 시작하고 몇년이 지난 시점이라는 걸 감안하면 슬슬 자신이 생각하고 꿈꿔왔던 부분이 무너지고 슬슬 그런 상황에 대한 염증이 밀려오거나 순응하는 시기를 보여주는 정말 치밀한 숫자이다. 더불어 미장센[각주:13]으로서 그녀의 심리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그녀의 방 모습은 그녀를 정말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신카이 감독이 언급한 바와 같이 그가 비오는 날에 보는 직장인들의 모습, 비가 많이 내림에도 불구하고 정장을 갖춰입고 궂은 날씨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 사회라는 틀 안에서 일정한 자신을 보여주어야 하는 일종의 현대인들의 단상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유카리의 나이에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평균적으로 27세, 한국나이로 28살 즈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2년정도의 차이이지만 30살을 바라보는 나이[각주:14]로서, 사회 초년을 지나 현실을 직감하게 되는 나이와 더불어 슬슬 지쳐가는 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신카이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엿볼 수 있는 요소인데, 유카리의 성우인 하나자와 카나가 작중 유카리의 나이보다 어림에도 불구하고 성우로 정한 이유가 목소리 자체에 지쳐있는 기색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각주:15] 이는 유카리의 심정을 아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데, 유카리의 작중 묘사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 초임 교사들이 보여주는 아주 의욕적인 선생님이었다는 걸 보여주고 있고, 그리고 작중 시점에 도달해 그 의욕적인 부분이 사건을 기점으로 현실적인 요소와 맞물려 절망하고 있는 상태임을 감안하면 보통 사회 초년들이 그러한 경험을 하게 되는 나이의 일반적인 시점을 묘사하고 있다.[각주:16]

맥주의 안주는 초콜렛입니다. - 유키노 유카리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에서 타카오는 현대를 바라보는 중요한 관점의 하나라면 유카리는 현대의 모습을 담아내는 중요한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유카리가 주측이 되고 유카리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언어의 정원>이라는 이야기는 그녀를 정말 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는 중간중간 표현하는 그녀의 기괴한 식단―맥주에 초콜렛을 안주로 먹는 행위, 즉 어느정도 정신적으로 압박과 병든 기괴한 일면―과 처참한 요리실력―분명 성장하고 사회에 진출했지만 정작 자신의 밥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곰곰히 생각해보면 여느 일반적인 현대인과 다르지 않는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확실히 개인적인 과한 해석일지 몰라도 작품을 보는 내내 이러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은 작품 속 유카리와 나와 같은 나이이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감정이입을 해서 본 것은 없지 않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녀의 목소리에 관한 부분을 더 첨언하자면, 그 목소리를 담당하는 배우, 즉 성우를 선택할 때 상당한 기혈을 기울였음을 나타내는 인터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타카오의 성우인 이리노 미유를 선택할 때는 이미 그 성우를 염두해두고 만들어진 캐릭이라고 한다면 유카리는 철저하게 인물을 분석하고 그 목소리에 맞는 성우를 오디션을 보고 선택했다고 언급한다.[각주:17] 이는 그녀의 나이가 27살이고 사회인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성숙하고 그 나이대의 매력을 한껏 뿜내는 목소리, 즉 색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각주:18]을 감안하고 심사를 하였는데, 부차적인 요소로 사회의 찌든 면모에 지친 목소리까지 담아내야 하는 상당히 어려운 배역[각주:19]이었다. 이에 한국성우분께서 이거까지 감안해서 녹음을 하셨는지는 한국판을 들은 시청자의 입장으로서는 조금 미묘하다라는 걸 느꼈지만 원작에서는 그걸 정말 세심하게 담아내고 있다. 단순히 원판 성우가 더 좋다라는 소리가 아니라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여 그걸 표현한 하나자와 카나라는 성우의 해석이 뛰어났다는 의미이다.[각주:20]


그녀의 심리 상태를 여실히 드러내는 미장센.





▶ 그녀의 방황과 정원에서의 일탈



그녀에게 괴롭고 외롭지 않은 곳은 어디일까.


  이 언어의 정원에서의 '정원'은 유카리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 그녀가 사건[각주:21][각주:22] 이후 도피처로 정한 장소는 그녀의 애인이었던 사람도 아니었고, 집안도 아니었다. 장소적인 묘사를 보면, 전철을 타고 가야 학교가 있다는 것, 타지 않고 정원으로 향했다는 점을 보면 아마 집 근처의 공원으로 추정되며, 도시 속 정원임에도 날이 맑은 날에도 그렇게 사람들이 다니는 묘사가 없는 걸 보면 미묘한 아이러니함을 포함하고 있으며 누구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혹은 그 사건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로 해석된다. 사건에서 벗어서 혼자 있고 싶다고 해석할 수 있으나, 혹은 그 사건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보거나 만나서 다른 자신을 펼쳐나가길 바라는 그녀의 심리에서 기인한 장소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사건 이후 유카리는 스트레스, 충격과 절망으로 인해 후유증의 일환으로 망가진 미각을 가지게 되고, 유일하게 맛을 알 수 있었던 것이 맥주와 초콜렛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그 정원에서 기괴한 조합으로 대낮부터 술을 마신다. 그것도 대낮에 공용 공원에서 이러한 행동은 상식적으로도 괴랄한 행동, 즉 일탈이었고, 작중 시점을 보면 그것을 알아채고 언급한 것은 타카오의 등장 이후임을 봤을 때 그때까지 누구도 유카리의 행동을 제지하거나 신경쓰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왠지 모르게 씁쓸함과 쓸쓸함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고 혼자 앉아 있는 유카리를 보면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말 정도로 그녀의 모습은 꽤나 신랄했다.


사소하지만 그거 하나도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그녀의 기행은 어찌됐든 타카오와의 만남으로 이어졌고, 그리고 그 작은 공간에서 둘은 학교가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나이도, 직업도 넘어 가까워졌고, 현실적으로 가지는 나이와 직업이라는 선입견을 벗어나 서로의 본심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되면서 현대의 일반적인 관계를 맺는 방식과는 동떨어진 교류를 갖게 된다. 다만, 초반에는 유카리는 타카오의 교복을 보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지만 타카오의 진실되고 순수한 모습을 보며 결국은 자신이 어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현명해지지 않았음을 직시하며 그를 통해 점차 그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물론 거의 끝에 가서야 그녀의 속마음을 다 털어놓기는 하지만 이미 그를 바라봄에 있어서 많은 것이 변하기 시작하였고 그 단계를 통해 결국은 털어놓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도피처에서의 일탈이라고 보기에는 그녀의 심리상태를 봤을 때 지나치게 편협적인 해석에 불과하기에 그 의미를 더 살펴보면 도피처임은 분명하지만 일탈을 일삼았다는 것은 아마도 누군가 자신을 알아채 주기를 바라고, 자연의 모습이 드러나 있는 공원을 배경으로 봤을 때 사회의 모습을 벗어나 보다 본질적인 만남을 원했던 장소로서 '정원'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그녀가 웃는 곳은 오직 정원뿐이다.





▶ 구두장인을 꿈꾸는 타카오



"발이 아름다우십니다."(스다듬)


  특전의 인터뷰에서도 감독이 언급했듯이, 구두장인이라는 꿈은 일반적으로 생각하지면 꽤 특이한 진로이다. 15세라는 나이에 대다수의 학생들의 자신의 진로에는 확신이 서지 않거나 막연히 생각하게 되는 나이임에도 타카오는 확연히 구두장인이라는 길에 들어서기 위해 어린 나이임에도 아르바이트까지 해가여 그 일에 열중한다.[각주:23] 타카오의 형[각주:24]의 평인 단순히 어린 나이의 놀이로 해석하기에는 꽤 본격적이고 전문적임을 감안하면 그는 이미 확고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다른 아이들과는 상이한 그의 진로는 이 작품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첫번째로 그의 가족들에게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각주:25]학교에서도 그에 대한 상담이 없었다는 묘사[각주:26]를 봤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념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을 보면 그의 비범함을 곧이곧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구두장인이라는 특이하고 비범한 소재는 그 중 타카오가 일반적인 학생들, 즉 여름방학에 놀러다니고[각주:27] 상황파악 못하고 사건을 일으키는[각주:28] 그 나이대의 질풍노도의 시기와는 다른 성숙함특별함을 묘사하기에는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나아가 이로하여금 유카리와의 인연과 걷지 못하는 그녀를 걷게하는 신발을 만들고 싶다는 하나의 동기부여는 그를 한층 더 성장하게 만들었고, 단순히 두루뭉술한 계획을 확연히 굳히는 계기가 된다. 꽤 어른스럽고 영웅적인 면모에 짚어내기 힘들 수 있지만 그에 있어서 유카리라는 존재는 자신도 성장하게 하고 동기를 부여하게 하는 대상으로서 인식하게 된 점을 보면 그도 완벽해보이는 모습 속에 그의 나이대를 짐작하게 할 수 있는, 열정적인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15살인데 그림 실력이 상당하다. 저 발의 에로함을 보라.


  물론 이러한 해석을 할 수도 있지만 비단 타카오의 성격이나 사람됨됨이를 보면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점과 비오는 날 오전의 타카오의 일탈이라고 할 수 있는 수업땡땡이를 양립하기에는 꽤 초현실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의외로 이러한 성격이어서 조금은 공감하기 힘든 점도 없잖아 있었지만, 이상적인 주인공을 내새워 오히려 현대인의 일면을 비꼬는 점을 봤을 때 분명 드라마라는 면과 함께 동화와도 같은 느낌을 주는 꽤 특이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신카이 감독은 이러한 인물 설정을 통해 이야기를 펼쳐내려고 하지 않았을까.

  덧붙여 말하면, 이 애니매이션에서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에로틱하다. 단순히 타카오의 꿈이라고 단정짓기에는 그 묘사 자체가 섹슈얼하고 페티쉬한데, 그저 타카오가 꿈을 꾸며 정진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유카리와의 신체 접촉에서 나오는 하나의 매개라고 할 수도 있다. 이는 그 신체 접촉이 손이 아닌 발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은 왠지모르게 신카이 감독이 발성애자(...)가 아니냐[각주:29]는 사람들의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도 그런 페티쉬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건 단지 그 의미가 이상적인 의미가 아닌 그녀의 발이 되어주는 구두를 만들어 주는 소재부터 남녀간의 관계를 명시해주고 있고, 이 대목에서 왠만해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발을 내어주는 일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힘든 부분을 감안하면, 유카리는 이미 타카오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는 증거의 하나로서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일을 한다.


  더불어 이 신체접촉을 통한 관계의 발전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기 때문에 그 이후의 전개에서 걸을 수 없는, 혹은 괴롭고 외로운 유카리의 발을 만져주고 구두를 만들어 줌으로서 그녀의 발을 보호해주고 위해준다는 의미로서 그 의미는 상당히 깊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물론 그 타카오라는 인물 자체가 현대의 시점에서 붕 뜨는 인물 성격일 가지고 있지만 이 소재, 즉 발성애자(...) 이야기를 묘사함으로서 에로틱하고 페티시즘한 내용을 통해 한편으로 봤을 때 불안해보이는 타카오[각주:30]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잡아주는 소재로서도 적당했다고 볼 수 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이상적이기만 했던 구두장인은 현실의 유카리의 발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실화할 수 있는 중요한 소재였던 것이다.





그녀가 단가를 읊었던 이유, 그리고 그의 답가


  작중 유카리가 타카오에게 읊었던 단가는 이 작품에서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만 처음 유카리가 읊었던 의미와 그가 답가를 했을 때의 의미는 꽤 상이한 의미이지만, 적어도 이어진 단가임을 봤을 때 결국은 서로를 잇는 중요한 매개체이자, 전체 이야기를 묘사하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의 언어라는 고대어가 쓰인 이유도 여기에 있고 그 내용을 담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론 그 언어의 포함의 사랑이라는 단어의 표현의 현대와 고대의 차이를 아우르는 의미가 더 강하긴 하지만, 표면적으로 원작대로의 제목인 언어는 바로 이 단가를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니 그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바로 이 단가이다. 필자는 이 단가에 대한 지식도, 현대어도 아니기 때문에 전혀 알지 못했지만, 차분히 분석하는 도중 흔하지 않는 인용이라는 것에 대해서 주목하고 싶었다.




雷神 小動 雖不零 吾将留 妹留者
鳴る神の 少し響みて さし曇り 雨も降らぬか 君を留めむ
우레소리가 조금씩 울려오고 구름 흐리니 비도 오지 않을까 그대 붙잡으련만


  처음 유카리가 타카오를 만난 날, 타카오는 유카리의 본래 정체, 즉 그의 학교의 고전 문학 선생님이란 것을 모르지만, 유카리는 타카오가 입은 교복을 보고 자신의 가르치는 학교의 학생이란 걸 알지만 웬일인지 타카오는 알지 못한다. 그녀가 느끼기에는 자신이 겪은 사건이 꽤 학생들에게도 퍼졌을 거란 생각을 했지만 그렇지 않은 반응을 보여주는게 바로 타카오였기에, 자신을 알지도 모른다는 묘한 표현과 함께 그 학교의 고전문학을 가르쳤던 선생님이라는 힌트를 주기 위해 읊은 것이 바로 이 단가였다. 그리고 고전문학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타카오의 반응은 당시에는 뭔지도 모를 말을 하고 떠난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각주:31]

  뭔가 상황을 정리하면 한쪽에서는 웃기지만 한쪽에서는 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첫번째로 타카오의 반응에 관한 부분인데, 이는 평소 타카오가 구두장인을 꿈꾸는 사람이었고 고전문학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학생이었다라는 것이다. 작중 묘사에 의하면 유카리가 담당하는 반이 아니었기 때문에 늙은 남자 선생님[각주:32]이 고전 문학을 가르치는 장면에서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구두 디자인을 하고 있는 부분을 보면 그는 이미 그 분야와는 관계가 없는 사람임과 동시에, 유카리와의 접점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물론 그 부분에서 자신을 꿈을 위해 노력하는 타카오의 모습이라는 표면적인 묘사이기도 하지만 그 내면에는 유카리와 같은 학교의 선생님과 학생인 사이었지만 서로 알지 못했던 사이라는 걸 나타내고 있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정원 안에서 그녀에게 인간 대 인간으로 다가갈 수도, 가까운 사이로 발전할 수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대중교통이지만 홀로 앉아 있다.


  두번째로 유카리의 반응, 즉 굳이 미묘한 표현을 해가며 단가를 읊은 부분에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유카리의 심리에 대한 묘사라고 할 수 있는데, 후에 타카오가 유카리를 만나 그녀가 읊었던 단가의 답가를 읊는 부분과는 달리 이 때의 그녀가 옲고 간 단가는 일종의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보다는 자신이 정신적으로 힘들고 아프다는 걸 알아채주길 바라는 일종의 숨은 심리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마냥 알아주기를 바랐다면 읊고 바로 자리를 뜨는 게 아닌 그 자리에서 자신을 밝혔겠지만, 바로 떠난 이유는 그 아픔을 알아주길 원하지만, 실재로는 자신의 깊은 속마음까지 다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그걸 어른과 사회인이라는 틀 안에서 감추고 싶어하는 심리의 복합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이 때는 타카오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고, 이러한 심리의 표현, 즉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넌 알 수 있고 혹은 알고 있는게 아니냐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런 심리묘사를 이러한 장면과 인용과 대사로 담는다는 것은 실로 치밀하다고 말할 수 있다.

  셋째로 타카오가 알아채지 못하는 상황, 굳이 힌트를 줘서 알아채줬으면 하는 유카리를 보면 사실은 유카리에게 심리적 영향이 지대할 만큼 큰 사건이었지만, 그 학교 학생이었던 타카오가 그 사실에 대한 인지를 전혀 못하고 있었던 정황을 보면 실은 그게 유카리를 괴롭혔던 그 사건은 모두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이고, 상당적으로 그 사건 자체는 그녀의 인생에 대해 종지부를 찍거나 좌지우지할 만큼 크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일종의 상황적인 암시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해석은 개인적은 견해로서 감독의 의도와는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인 면으로 봤을 때, 결국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유카리를 옭아맸던 당해 사건은 상대적인 문제로서 딛고 일어서리라는 한편으로는 복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짧은 묘사들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구구절절한 실질적 상황묘사보다는 몇몇 장면으로 세심하게 배치함으로서 이 접점을 찾아내는 것 자체가 즐거웠던 작품이었다. 


유카리는 여신입니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앞서 언급한 이 작품의 캐치프래이즈 중 사랑(孤悲)[각주:33]을 단적으로 의미하는 부분이 바로 이 유카리가 읊은 단가, 즉 내용상으로 연가인 이 시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매개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참담한 심정에서 누군가 알아주고 함께 있어주길 바라지만 철저히 소외되어 괴로웠던 그 심정을 그대로 담은 단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그 단가의 내용만 봐도 그녀의 영역 안에 당신, 즉 유카리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주길 바라는 그녀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단순히 자신이 누구길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나가는 소리로 읊었다고 보기엔 그 내용과 상황,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면 그 의미가 꽤 심오한 걸 알 수 있다.



雷神 小動 雖不零 吾将留 妹留者
鳴る神の 少し響みて 降らずとも 我は留まらむ 妹し留めば
우레소리가 조금씩 울려오고 비는 안 와도 나는 떠나지 않아 당신이 붙잡으면


  반면 후반부에서야 간신히 유카리가 읊은 단가의 답가를 알아 유카리에게 읊는 부분은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 유카리를 안지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자신의 학교의 선생님이란 걸 알고, 그리고 그 단가가 자신이 배운 고전문학이었다는 걸 알고나서 유카리를 찾아가 공원에서 그 답가를 읊는다. 이는 사실상 그녀를 향한 고백이자, 캐치프래이즈의 오롯한 사랑()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건 이후 철저히 그녀를 외롭게 했던 주위의 사람들과는 달리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의 곁에 있겠다는 타카오의 심정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답가, 즉 그녀를 향한 연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현대에서 쓰이는 사랑의 의미를 그대로 담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그 나이차를 보면 납득이 가는 의미[각주:34]이기도 하다.


결국 그만두는 유카리처음으로 알게된 그녀의 정체


  조금은 재밌는 점이라면, 이미 마음은 기울었지만 유카리는 타카오가 답가를 할 때 그 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부분인데 다만 이 부분은 후의 그녀의 반응을 보면 그녀의 입장, 즉 교육자, 선생님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감안하고, 사회인으로서 메말라가는 감정에 부딪히며 결국은 자신의 본심을 숨기려하는 무의식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은 서글픈 점이라면, 이는 현대인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으며, 언어 그대로의 의미인 사랑()을 할 수 없는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그대로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유카리라는 사회인인 인물을 통해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 답가가 있기 전부터, 맑은 날에도 그 정원을 찾아가며 이미 학생인 줄 아는 타카오를 기다리는 그녀의 행동과 날씨가 맑기를 바라는 대사를 봤을 때 이미 그녀는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지만 저 답가를 읊는 타카오에게 애써 무시하려고 하는 씁쓸한 웃음을 보면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사회인이라는 족쇄는 그녀를 짖누르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렇게 타카오의 진심어린 눈빛과 마주하지 못하는 유카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 서글픔은 이를 보고 있는 나에게도 직접적으로 전해질 정도로 왠지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분명 그녀는 그러한 족쇄에서도 이 답가 이후로 서서히 반응이 달라짐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전만 하더라도 그녀는 끝없이 소외되는 일상에서 도망치려고 했었다는 점인데, 바로 답가 이전 그녀는 결국 타카오가 다니는 학교를 그만 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마음먹었다는 걸 후의 묘사와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렇지만 타카오가 그녀를 쫒아가 답가, 즉 간접 고백[각주:35]을 하고 나서는 그녀가 타카오를 대하는 자세부터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이전부터 그녀는 타카오와 먹기 위해 도시락을 싸오거나 타카오가 구두장인이 꿈이라는 걸 알고 값비싼 서적을 선물하거나, 또 타카오가 직접 여성의 구두를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그를 돕기 위해 맨발을 만지고 그 수치를 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을 보았을 때는 이미 그 감정적인 선을 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다만 결과적으로 보면 모두 그녀의 도피처정원을 한정해서 일어난 일이며 서로에 대해 사회적 위치, 혹은 그 본질적인 정체인 이름마저도 모르는 때였고, 그 답가 이후는 두 사람의 무대가 그녀의 집이란 걸 보면 굉징히 급진적인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각주:36] 이 사이에 타카오의 답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장면적인 묘사로서 그동안 잔잔한 비가 내렸지만 그 후 거친 비바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서 상황의 진전을 예고하고 있다. 고로 이 답가는 하나의 고백이자 둘 사이를 좁히게 하는 하나의 발화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곳은 정원이었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해!"



이젠 정원이 아닌 그녀의 집이 두사람의 무대로 바뀌었다.


  두 사람의 무대가 유카리의 집으로 옮겨진 후의 서로 간의 거리는 급격히 줄어든다. 그동안 간간히 느껴왔던 그 두 사람의 감정이 급대화되는 자리이기도 했으며, 외롭고 괴로웠던 유카리의 웃음에는 그동안의 그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밝았고, 자신의 가족들과 있던 집에서는 나이 대에 어울리지 않은 의젓함을 보여주던 보여주는 타카오는 그 나이대에 맞는 순수한 웃음을 보여준다. 그녀의 경우에는 겨우 자신이 치유받고 나아갈 수 있게하는 상대를 인식하게 된 것이고, 그의 경우에는 자신의 꿈이 되어줄 그녀를 직접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장면에서 이 장면 내내 구름진 마음을 한껏 맑게 해주는 정말 훈훈한 장면이다.

  그동안 장면에서 한참 어질러져 있던 유카리의 방은 드디어 평온을 찾은 듯 깨끗하게 청소[각주:37]되어 있었으며, 서투른 유카리의 요리 대신 그동안 집에서 요리를 도맡아 하던 타카오가 요리를 해 서로 맛있게 먹는 장면[각주:38]을 보면 드디어 두 남녀가 제대로 된 자리에 찾아가게 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이 이야기의 정점을 찍을 준비를 하게 된다. 그동안 서로의 정체를 모른채[각주:39] 서로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문명화된 도시의 이미지가 아닌 비교적 자연에 가까운 생물이 넘쳐나는 공원[각주:40]에서 서로의 고민과 꿈을 넌지시 이야기했던 그 때와는 다르게 서로가 원했던 걸을 깨닫게 되는 부분임을 감안하면 정말 중요한 장면이다.


유카리는 여신입니다. (2) 중요하니 두번 말한다.


  단순히 꿈이었던 구두장인이라는 것을 현실화 시켜주는, 즉 유카리의 구두[각주:41]를 만들게 되고, 그동안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던 꿈을 이야기하며 이를 유일하게 응원해주는 사람이 유카리였기에 타카오에게 있어서 유카리는 꿈이자, 더 나아가 자신의 유일한 지원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각박한 현실 사회에 의해 정원에 쫓겨나야만 했던 유카리에게 그 외로움과 괴로움을 이해하고 그녀를 위해 주었던 유일한 존재가 타카오였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언급했듯이 제자리를 찾아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도피처이자 이상에 가까웠던 정원이 안식처이자 현실인 유카리의 방에서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야기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까지 느꼈던 어느 행복보다 이 행복이 가장 컸음을 말하며 서로에 대한 진정한 마음을 깨닫게 되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불안했던 점은 그동안 신카이 감독이 해왔던 일을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불안하게 만드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별의 목소리[각주:42]도 그렇고, 초속 5센티미터[각주:43] 등에서도 저질렀듯이 이 감독이 했던 무수한 커플 브레이커의 모습이 불현듯 떠오르며 불안에 떨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비극이라고 함은 옛날에 유명한 이론들을 내새웠던 아리스토텔레스[각주:44]를 더불어 비극하면 떠오르는 극작가인 셰익스피어[각주:45], 판타지 소설계의 유명한 커플 브레이커로 유명한 전민희 작가가 언급[각주:46]했듯이 이 소재 자체를 극적인 내용과 함께 감동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소재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이 작품에서만큼은 그 소재를 만나기 싫었다. 물론 초속 5센티미터[각주:47]에서도 결국은 이어지지 않는 커플로 인한 많은 시청자의 멘탈을 부쉈던 그였기에 이 작품을 보기 전에도 각오는 했었지만, 정말 이 부분까지 와서 깨진다면 수습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장면이기도 했다.[각주:48] 그만큼 보는 사람에게 있어서 행복한 장면이고, 원했던 장면이었다. 더불어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드는 것은 비극이라는 일상적인 관념은 마냥 찬성하기는 힘든 입장이기도 하다.


Swimming Pool Water Notebook

홀로 있던 모습은 어느새 두사람의 장소로 변한다.


  너무도 유카리에게 감정이입을 한 나머지, 왠지 모르게 이 부분에서 지나치게 몰입한게 아닐까 할 정도로 별것 아닌 장면일 수 있지만, 서로 같이 식사를 하고 그리고 차를 마시며 드디어 행복을 느끼는 대사를 했을 때 비소로 안심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의 흐름 내내 불안한 외줄타기하는 것 마냥 마음을 졸이며, 중간중간 가까워가는 과정에서로 그때까지도 안점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공감가는 누군가의 이야기였고 나의 이야기였다. 나이가 들어 유카리의 나이가 들때의 지금, 그 상태의 고민과 고독을 품은 유카리의 표정에 따라 일희일비가 나뉘며 그녀에게 집중할 수 밖에 없던 이유가 이때까지 언급했던 그것들이었고, 비로소 자신마저도 행복감을 느끼는 때가 바로 이 대사, "지금이 가장 행복해"가 나왔을 때였다.





▶ "평생 그렇게 혼자 살면 돼!"



포커스 인아웃을 오가며 임팩트 넘치는 연출에 감탄했다.


  그동안 흐름 자체는 암묵적이었고, 조용했으며 아직까지도 서로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직접적인 대면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동안의 불안감은 시한폭탄이 되어 심지가 다 타들어가는 상태였다. 이전 행복한 장면의 연출에 왠지모를 비극적인 결말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이 둘의 서로의 사회적 위치와 현실이 반영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음을 생각하면 이 갈등은 약속된 것이었을런지 모른다. 그리고 타카오의 고백은 행복한 꿈만 같았던 시간을 현실로 끌어온다. 이 고백은 다시금 그들의 사회적 위치를 인지하게 되는데,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유카리의 그동안의 세월의 짓눌림은 여간 가벼운게 아니란 걸 여실히 깨닫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카오가 고백할 때 자신이 돌아가기로 결심했음과 동시에 선생님이라는 사회적 위치, 나이차에 대한 현실적 위치에 대해 그러한 무게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부분은 답답해 보일지 몰라도, 타카오와 다른 시간을 보냈던 12년이라는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큰 주박이 되었고, 이는 곧 마음의 문을 닫게 되어버린지 오랜시간이 흘러서야 깨닫는 절망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고백 후 유카리의 거절, 그리고 유카리가 타카오를 쫒아가 나누는 대화는 이 전체적인 작품에서 중요한 것을 시사하고 있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그 무게 자체가 더욱 무겁게 다가오는데, 물론 개인적인 과한 해석이 섞인 것이지만, 결국 현대인들이 사회에 진출하게 되고 유카리가 말한 15살 때보다 나아진 것이 없는 27살의 유카리는 그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세상에 감정이 마모되고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인한 어른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게 되는 찌든 면모를 꼬집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15살, 즉 과거에 유카리도 그런 생각을 가졌을지 모르는 타카오의 열정적이고 진실된 모습게 끌리게 되고, 12년의 격차는 타카오에겐 이해할 수 없는, 또는 이해하기 싫은 미래[각주:49]의 모습일 수도 있다.


12년이라는 세월은 그리 가볍지 않다.


  다만 그런 현실에 순응하고 자라와 12년동안 현명해지지 못했던 유카리를 향해 어쩌면 과거의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는, 나아가 그것이 올곧은 현재와 미래의 모습일 수 있는 타카오는 그런 유카리를 향해 결국 마음을 닫고 감정을 표현하지도 못하는 일면을 꼬집는 말이 평생 혼자 그렇게 살라는 말이되는 것인데, 이는 또 아이러니하게 현대의 도시는 과거의 그 인구밀도보다 월등히 많고 사람들과의 거리도 과학의 발전에 따라 가까워졌음에도 고립되고 괴로워지는 유카리의 모습, 즉 인간이라기 보다는 사회의 구성품으로 전락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그리고 매섭게 꼬집고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누구나 대단하다고 말하는 타카오는 신카이 감독의 의도적 인물임을 증명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 유카리를 향해 타카오는 분노하며, 저주한다. 이는 자칫 일방적인 비난에 불과하게 들릴 수 있으나 그가 말하면서 결국 울분을 참지 못하는 것에서 자신도 그에 따른 절망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타카오의 가족관계나 생활방식을 봐도 결국 타카오 자신도 이상적 인물임에도 유카리 말고는 자신의 꿈을 말하지 않고 현실과 애써 타협하지 않으려는 현대적 인물에 그지 없다는 걸 시사하는게 아닐까 싶다. 그러한 면모에서 항상 열정적이고 이상적이던 타카오의 울부짖음은 현실에 대한 인식과 그러한 현실, 즉 자신도 그렇게 살게 될 것이라는 타카오에게는 미래, 유카리에게는 과거에 대한 일종의 절망으 표현이 아니었을까.


누구에게도 마음 속 깊은 곳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차 어렸을 적의 방대한 꿈은 현실과 만나 무너지게 마련이고, 학창시절의 막역하던 인간관계는 점차 돈과 사회를 만나며 이해관계라는 벽에 막혀 형식적인 관계를 맺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과정상 과거의 감정과 꿈은 마모되어가며 고립되고 인간으로서 절망감을 가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한 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무뎌져가는 현대인, 바로 말하면 나 자신에 대한 절망감은 그 이후에 치유되기도 되돌려지기도 힘든 현실이다. 그러한 면에서 타카오의 일침은 결국 작중 내내 힘들어했던 유카리였지만, 남에게 약한 모습이나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는데, 그녀의 어른이라는 가면을 허물어뜨리게 만든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울음이 터진 유카리는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그의 사랑도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 작품의 가장 백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줌아웃을 하며 무대가 되는 유카리의 아파트와 정원이 있는 공원을 함께 비추며 내리던 비가 그치고 그 사이에서 햇빛이 쏟아진다. 미친듯한 작화에 감탄도 감탄이거니와 갈등의 해소와 함께 맞이하는 따뜻한 풍경은 왠지 모를 마음의 안정을 불러왔다. 그리고 도피처이자 꿈만 같았던 공원과 사람들이 많이 사는 현대의 아파트지만 괴롭고 외로웠던 유카리의 집을 함께 그러모아 한 화면에 담는다. 다만 왠지 모르게 신카이 감독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훈훈한 결말이라 다른 한면으로는 당황스러웠는데, 아니나 다를까 결국 헤어지는 장면이 나와서 납득할 수 있었다. 물론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암시가 있지만 난 둘이서 행복한 모습을 더 보고 싶었다.


After a storm comes a calm.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법이다.





▶ 사랑, 그 이전의 사랑 이야기



극장에서도 BD초판에서도 포스터를 줬는데 난 얻지 못했다.(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인터뷰에 의하면, 옛 일본말로 「사랑」이라는 단어는 현재 「恋(こい)[각주:50]라고 쓰이는데 그들의 선조들은 「孤悲(こひ)[각주:51]라고 쓰였다고 한다. 현재는 사랑이라는 그 의미를 담고 있지만, 옛날에는 그것을 '고독하고 슬픈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이 언어의 정원을 관통하는 의미로 발음이 비슷한 코이/코히를 그대로 빗대여 표현하고 있다. 정말 단적으로 사랑(孤悲)은 유카리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고, 반대로 사랑(恋[각주:52])은 타카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걸 보면 서로를 대칭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묘사하는 걸 보면 정말 극적인 단어이지 않나 싶다.

  그 의미를 차용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내서 표현한 신카이 감독의 역량에 탄성을 자아냈고, 그동안의 경험을 총 망라하는 신카이 감독의 역작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작중 내내 사회에 많은 사람들과 살고 애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카리는 내내 고독했고 슬퍼했다.[각주:53] 그리고 나아가 타카오를 만나 걸어가는 연습을 하게 되고 결국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던 타카오를 사랑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녀가 마지막에서야 겨우 우는 장면을 봤을 당시 무언가 울컥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사전지식이 없고, 후에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몰랐다면 확연히 떠오르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단순히 작품 내에서만이 아닌 그 외의 시선과 감동은 이를 접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각주:54] 


그들의 사랑은 어느 쪽일까.


  그렇기 때문에 포스터 상의 캐치프레이즈에서 사랑(), 그 이전의 사랑(孤悲)이야기』는 바로 이 단어의 어원에 의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더 나아가 현대의 사랑 이야기 또한 포함하고 있는 걸 보면 철저하게 연구하고 만든 작품이란 걸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일본판 포스터에서 “愛よりも昔、“弧悲”のものがたり。』[각주:55]라고 확연히 명시하고 있으며 한국어로만 보았을 시 알아챌 수 없는 부분이라서 단순히 극장에서만 보기에는 아쉬운 작품이란 걸 알 수 있다. 포스터에 이러한 의미를 적어 두었다면 보다 깊은 이해를 돕는데에 도움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이 작품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블루레이로 꼭 감상하자.





▶ <언어의 정원(言の葉の庭)>이라는 제목에 대하여...



한국판 포스터와 사뭇 다른 분위기라서 놀랐다.


  <언어의 정원>이라는 제목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은 원작자의 요청에 의한 제목이며 영어로는 <The Garden of Words>으 로 번안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원 제목도 굉장히 두루뭉술한 제목으로 생각되지만 한국어로 번역된 것은 그 의미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재미없는 제목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언어라는 의미에서 영어에서의 「Words」는 굉장히 자유로운 해석과 더불어 이 작품을 본다면 그 의미를 간파할 수 있지만, 단순히 한국어로 언어라고 명명한다면 이게 무슨 상관이 있는 단어인지 재빠르게 판단하기 힘든 제목이기 때문이다. 이는 「Word」라는 단어는 단어의 복수형을 떠나서 그 자체로도 노랫말, 즉 시를 의미하는 확연한 단어이기도 하며 이는 원작 제목의 「言の葉(코토노하)[각주:56]라는 단어도 역시 말이라는 뜻과 확연하게 일본 고유 형식의 시인 「和歌(와카)[각주:57]를 명시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어로 번역할 시 정말 확연히 명시하는 단어를 찾기에는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되며 그럴바에는 '언어'라는 그냥 두루뭉술한 단어보다는 노랫말이라든지 시를 연상할 수 있는 단어를 보다 연구해서 찾아냈음이 옳지 않았나 싶다. 혹은 확연히 본작에서 그 단어가 명시하고 있는 「단가(短歌)[각주:58]를 선택하든지, 보 다 고어의 느낌을 주는 단어를 연구해서 내놓아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는 단순히 감독이 정한 표현이라고 칭하기에는 신카이 감독의 한국어에 대한 이해를 의심해봐야 하고, 전적으로 단어를 추천하는 데에 있어 번역자의 역랑이 더 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와 더불어 후에 서술할 한국어 번역 자막에 대한 아쉬움이 이 연장선상에 있다.


벽지의 정원


  다만, 언어라는 것이 그 문화의 역사와 발전을 담고 있기 때문에 현재 언어를 대체할 딱히 좋은 단어를 찾을 수 없다라는 부분도 난감한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이해를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두루뭉술한 표현 자체가 한국의 정서에 있어서 다가오기 힘든 단어이기 때문에 이해시키고 조금은 고집스럽게 단가의 정원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 보면, 앞서 언급했듯이 사랑이라는 단어의 고전적인 의미를 모두 포함시키고 싶었던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언어가 단가를 지칭한다고 하기에는 조금 편협한 해석이 될 수도 있다. 보다 광범위하고 사랑이라는 고대어를 되새기며 그 의미를 현대에 재해석하여 펼쳤다는 것, 그리고 옛날의 시인 단가를 모두 끌어들임으로서의 어」라는 걸로 보자면, 그런대로 얼추 들어맞는 단어가 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원어에서 「言の葉(코토노하)[각주:59]라고 일부러 고전적인 단어를 썼다는 점, 그리고 절묘하게도 영문 번역상 Words에 시, 노래가사라는 뜻을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결국은 이러한 언어적 차이점을 좁히기에는 상당히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보다 직접적으로, 단가라고 표현했다면 보다 관객에게 직접적인 이해를 줄 수 있는 키워드를 제공해주지 않았을까하며 이러한 생각들을 정리해본다.





▶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OST



벽지의 정원 (2)


  이 작품의 가장 백미 중 하나가 개인적으로는 OST[각주:60]가 아닐까 싶다. 사실 화려한 영상미에 눈길을 빼앗기길 마련인데, 그동안 신카이 감독의 음악 파트너라고 하면 텐몬[각주:61]이 아닌 KASHIWA Daisuke[각주:62], 그리고 음향 감독도 미츠야 유지[각주:63]가 아닌 야마다 유[각주:64]로 바뀌었다는게 눈길을 끈다. 이로 인해 전작들에 비해 분위기기 확 바뀌었는데 텐몬이 아닌 KASHIWA Daisuke와 작업한 이유는 빗소리를 잘 묘사할 수 있는 작곡자라서 맡겼다고 하는데 그 몫을 톡톡히 해내며,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확 달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각주:65] 차분하고 세세한 묘사가 강해진 느낌인데, 주제곡을 제외하면 KASHIWA Daisuke가 맡은 곡은 전부 피아노를 주로 만들어져서 영상과 함께 할때 흡입력이 장난아니다.[각주:66] 물론 그 단곡으로 들었을 때도 정말 아름답고, 영상을 다 감상하고 나서 여운을 느끼기에도 훌륭한 수준이다. 개인적으로는 블루레이로 영상을 다 보고나서 메인메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몇십분동안 멍하니 'A Rainy Morning'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들었던 기억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빗소리와 피아노의 조화는 실로 훌륭하다.


  더불어 주제곡인 Rain을 부른 하타 모토히로[각주:67]는 신카이 감독의 팬임을 밝히며 직접 접촉해와서 곡을 불렀다 인터뷰 내용을 봤을 때 전체적으로 그 분위기가 확 살리고 있다. 이전 초속 5센티미터에서 유명한 곡이었던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각주:68]와 비슷한 포크송과도 비슷하게 클래식한 느낌을 주며 이에 대한 하타 모토히로도 많은 피드백을 받았음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신카이 감독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그의 작품에 아주 잘 스며들고 있다. 물론 Rain도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와 같이 원곡이 있는 노래이며 원곡은 1988년도에 나온 노래인데 다소 밝은 노래였던 데에 반해 언어의 정원에 맞게 차분한 노래로 편곡되었다. 이 과정에서 원작자인 오에 센리[각주:69]를 데려와 편곡하여 하타 모토히로의 목소리로 재탄생한 곡인 것이다. 그야말로 신카이 감독다운 훌륭한 재조명인 것 이다.

  이전에 만든 곡들도, 리메이크 곡들도 참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역대 작품중에 가장 음악이 작품에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물론 이전 작품도 음악적으로도 작품적으로 손색이 있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가장 개인적인 취향에 가까운 작품에 음악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그 조화가 대단하다고 표현하고 싶다. 주제곡인 Rain의 편곡도 대단하지만, 전체적인 OST가 오케스타라가 곁들인 한곡을 제외하곤 피아노 솔로로만 이루어져 있어, 피아노 만으로도 빗소리와 등장인물의 세심한 심리묘사를 담고 있다. 정말 듣고 들어도 감탄을 금치 못한 곡들이 아닌가 싶다. 덧붙여 개인적으로 블루레이의 특전으로나 아니면 개별 앨범으로 발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그런 움직임이 없어서 심히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언어의 정원 Fanmade MAD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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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한 한국 현지화



어둡고... 춥다...


  이렇게 좋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한국 현지화, 즉 번역, 자막, 감수 등에 깊은 아쉬움을 표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배급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전에 케이온! 극장판의 번역 자막을 했던 분이 이 작품을 맡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지나친 중역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표현들이 조금은 오래된 기성세대들의 고집이 담겨있다고 생각된다. 신카이 감독의 작품의 대사를 보면 그 표현들이 굉장히 시적일 때가 많다. 이는 의외로 중역 또는 의역보다는 보다 직접적으로 번역을 하는 직역 쪽이 분위기를 더 잘살리는 방향이 아닌가 싶다.

  프로모션 비디오에서 타카오의 첫 대사인 "마치 세상의 비밀, 그 자체인 것처럼, 그녀는 보인다"라는 대사를 "마치 그녀는 이 세상의 비밀 그 자체로 보인다"라고 중역한 부분도 개인적으로는 그 의미자체를 의도적으로 도치하고 잘라말하고 있는데, 이걸 문장 순서에 맞게 그대로 번역을 한다는 것은 그 대사의 맛 자체를 망가뜨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번역에 의한 파괴가 아닌가 싶다. 물론 후자의 편이 더 이해햐기 쉽고 그 의도를 망가뜨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도치로 인한 미묘한 강조 부분을 잘라버리면 무엇하러 원작에서 그렇게 쓸데없이 도치해서 대사를 하나 싶을 정도로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 이외에도 나이는 한국식 나이로 번역을 하면서 또 한국어판 더빙에서는 단카라고 표현을 하지 않나 왔다갔다하는 표현에서 오히려 혼란을 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이 줏대없는 번역이 아닌가 싶다. 누나와 언니의 표현에서의 오역도 유명한 부분이고 전체적으로 한국어 현지화에 있어서 아쉬움을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너무 눈에 띈다.

  수입사에서 감수자를 일어전공한 동시통역사를 기용해 기혈을 기울인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언어와 고전 문학, 그리고 신카이 감독 작품의 표현들이 굉장히 시적인 표현이 많음을 인지해 일본문학과 관련된 전문가가 맡았으면 보다 좋은 감수자가 되지 않았을까[각주:70] 싶지만,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상의 이유로 의미의 혼란을 줄 수 있는 문장들을 바로 잡는 작업 자체가 독이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물론 몇가지 이유로 비판을 하는 건 내 개인적인 경력이나 전문성으로 그분들을 평가할 수 있는 자격이야 없겠지만, 팬의 입장으로서 작품을 정말 좋아하고 블루레이를 구입한 사람으로서 아쉬움을 깊이 담아 피력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 파트를 마련하였다.


보다 현재와의 조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한국어 더빙에 관한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는 썼다지웠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지나치게 일본쪽 성우와 지나치게 비교가 아닌가 싶어서 상당 내용을 지웠지만, 개인적으로는 성우 기용과 작품 분석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더빙에 대한 시도는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도 한국의 척박한 성우계에 있어 이정도 더빙이라면 꽤 준수한 수준이며, 더불어 블루레이에도 한국어 더빙이 들어있다는 것에 기쁨을 금치 못한 정도로 좋은 소식이었고, 구입하여서 몇번을 감상한 것 같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작품들이 한국어 더빙이 되어 좋은 작품으로서 소개되길 바랄 뿐이다.

  덧붙여 워낙 언어학적이고 문학적인 분석이 많은 작품이기에 몇몇 단어에 관한 설명이 부족한 면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한국에 개봉이되어 블루레이까지 무사히 발매되었다는 것에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감사히 여기고 있다. 신카이 감독의 이전 작품들도 개봉이되고 한참후에야 공동구매 형식으로 예약해서 구매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의 신카이 감독의 작품도 무사 개봉, 발매 되길 고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것에 감사해야하는 애니매이션계의 환경에 마음이 아플 뿐이다.





▶ "나… 다시 걸을 수 있을까…."



"그렇게 내 발이 좋니?"


  언어의 정원을 보고 난 후, 가장 뇌리에 깊게 박힌 것은 유카리의 대사[각주:71]였다. 불신과 절망에 빠져 현실에서 도피하며 허우적 거릴 때, 눈 앞에 열정적이고 순박한 사람, 그리고 자신과는 다른 세상을 살거나 혹은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닮았거나 하는 묘한 균형감에 나올 수 있는 말인데, 가볍게 보기에는 그 무게가 남다르다. 한 때 계약직으로 일했던 때도 그랬고, 일을 하고 있을 때도 믿었던 사람들 그리고 나름대로 열정적이고 순진하게 있는 말만 믿었던 그때의 나를 떠올리며, 유카리와는 다른 사건이지만 현실에 회의감을 느낄만큼 제법 큰 사고도 있었고, 배신도 느꼈었다. 이것이 현실이고, 어른이라며 믿기에는 내가 꿈꾸고 바라 마지않았던 세상은 지나치게 냉정하고 사무치게 이기적이었다. 가족을 거쳐 학교, 그리고 사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꿈을 꾸었지만 현실을 녹록치 않고, 어렸을 대 배웠던 도덕, 가르침은 그 의미마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현실, 나아가 현대의 법칙을 배워야 했다. 이는 곧 과거는 버리고 새로운 현재를 배워야 하는 것이었다. 이에 그동안 배워왔던 꿈과 지식에 대한 회의감과 서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현실에 절망감은 이루어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


'마음놓고'라는 말은 현실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렇게 유카리가 정원에 도피하여 기행을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나도 그와 별다를 것 없이 현실에 대한 절망으로 나를 외면하고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할 정도로 내가 유카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착잡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나치게 감정이입을 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몇번을 감상하고 몇번을 사색하게 되고 결국은 이러한 글로 남기게 되기까지 수많은 감정에 휩싸였다. 그런 사이에 유카리의 대사 하나하나가 내 마음을 짚었고, 그리고 언어화해주었다. 물론 그와는 다른 신카이 감독이 풀어내는 이야기이고, 그에 맞추어 연기를 하는 성우의 표현이지만 그 감성 하나하나 만큼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감명깊게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언어화를 통해 타카오를 바라보고 되고 과거의 자신은 어땠나 하는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나조차도 그러한 시간이 지났지만 과거의 나보다 전혀 현명해지지 못했다라는 걸 깨닫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 만큼 유카리의 표현 하나하나가 마음 깊숙한 곳을 찌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떨어진 화장품을 열어 말라서 조각나버려 더이상 쓰지 못할 것 같은 그것을 보며, 짐짓 아무일도 아닐 수도 있지만 그거 하나만으로도 괜히 서글퍼져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한두번 감상했을 때는 단순히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장면이지만, 그와 같은 작은 일에도 상처받고 절망할 수 있는 것이 우리네의 일상이다. 누구하나 위로해주는 사람도 누구하나 이해해주는 사람도 찾기 힘든 세상에서 현대는 많은 인구 집결이 이루어진 세상이지만 결국 혼자이고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런 이유로 유카리가 이후 타카오와의 진심어린 대화를 나누고 울음이 터졌을 때는 가슴 속에 뜨거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 그러한 내용 전개였기에 신카이 감독답지 않은 결말[각주:72]을 향해갔지만, 신카이 감독다운 표현방식으로 더욱 집중해서 감상했을런지도 모른다.


비가 오는 계절은 가고 시간이 흘러 눈이 내리고 있다.


  그렇기에 유투브 플래이어도 아니고, 티스토리에서 기본 제공하는 음악 플래이어도 아닌 JW Player를 가지고 삽질한 이유가 바로 이 포스팅을 위함이었다. 우연히 발견한 JW Player의 스킨이 언어의 정원의 포스팅에 어울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수십시간의 삽질과 고민으로 결국 포스팅에 다는 걸 성공했다는 데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 작업이 언어의 정원 감상평을 몇달동안 끌게만드는 주요인 중에 하나였다라는 데에 조금은 한심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원하는 내용을 원하는 곳에 첨부할 수 있었다는 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자기만족일 뿐이지만.

  왠지 모르게 신카이 감독의 몇몇 산으로 가는 작품을 제외하고서는, 개인적으로는 별의 목소리, 초속 5센티미터 그리고 언어의 정원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는 내 어릴적 경험과 그대로 관통하고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물론 초속 5센티미터의 주인공처럼 조금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나지만, 그 원거리 연애의 지독한 현실적 거리의 거리감을 느꼈고, 별의 목소리처럼 문자와 메일을 오가며 거리와 함께 서로간의 시간도 멀어지는 경험도 해봤고, 언어의 정원처럼 둘러싸인 사회에 멀어지는 사람들과의 거리감도 느껴봤다.[각주:73] 물론 그를 치료해주고 이해해주는 타카오라는 존재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러한 시간을 겪어왔고 마치 그 경험을 담아낸 듯 신카이 감독의 작품이 같이 나오니 왠지모를 인연인 것처럼 빠져들었던 것 같다.


유카리는 여신입니다. (3) 하악하악. 슴ㄱ...


  언어란 것은 참 배울 수록 어려운 것이다. 언어의 탄생은 한글의 해설서인 훈민정음 혜례본을 제외하고서는 어느 무엇도 그 언어들의 탄생을 설명해주는 책이 없다.[각주:74] 단순히 그동안의 경험과 사상을 담아 점차적으로 변해왔고 그 탄생을 기록한 한글도 역시 그 변화를 벗어날 순 없었다. 그렇게 단어가 사라지고 생겨나며 뜻이 바뀌고 합쳐지게 되고 현대에 이르려 현재를 담는 것이 바로 언어인데, 미래에는 또 어떤 것들이 담겨 바뀔지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그렇기에 언어라는 단어를 제목에 담았을 때는 자뭇 광대해지고 애매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도 학자들의 연구가 계속되어지고 있는 학문이기에 그 범위나 의미를 전부 다 담기에는 셀 수도 없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담고 있다. 나도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이라는 것을 전공으로 삼으면서 그 범위도 그 역사도 배우기에 급급했고 그에 담긴 철학을 헤아리기에도 너무 힘들었다. 그렇기에 이 작품에 대한 연구는 나를 더 힘들게 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신카이 감독이 언어의 정원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과거와 현대를 관통하는 언어와 그들의 쉼터 혹은 도피처가 되어주는 정원, 그리고 사랑이라는 소재로 하여금 과거의 의미와 현대의 의미를 겹쳐 표현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그것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어떤 느낌이 들었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오롯이 당사자들만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경험에 따른 그 외롭고 괴로웠던 그 경험을 살려주었던 이 작품에 애착이 가는 건 비단 작품 자체가 미려하게 그 의도를 표현했다라는 것 뿐만이 아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그에 대한 연구와 고찰이 대단함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만으로도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본 것 같은 충만함이 느껴진다. 그렇게 현재는 나도 다시 걸을 수 있길 바라며 방황도 하고 연습을 하고 있지만, 언젠간 타카오와 유카리가 얻었던 진정으로 행복한 순간을 바라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대상도 찾길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남겨본다.


험난한 길에 내 발을 보호해줄 신발은 어디에 있을까.





참고자료

언어의 정원 블루레이 특전, 감독과 성우 인터뷰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트위터

엔하위키 언어의 정원 페이지

루리웹 애니매이션 유저정보 게시판 Melodiae 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맥스무비와의 인터뷰 기사




  1. 거침없이 미끈하고 아름답다. [본문으로]
  2. 보통 작품 내용상 커플이 결국은 이루어지지 않게 되는 결말을 내는 작가들, 혹은 작품 속 그러한 행동을 하는 인물을 일컫는다. 전자의 경우는 의도적이지만 후자의 경우는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그 별명이 유효하게 적용되기도 한다. [본문으로]
  3. 이는 물리적인 거리와 함께, 서로 간의 메세지가 전달되는 시간이 길어짐으로써 멀어져가는 심리적 거리감마저 표현했다. [본문으로]
  4. 작품 속 언급이지만, 실제로 과학적으로 저렇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본문으로]
  5. 그렇다고 그가 철도 덕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건 루리웹이 기동전함 나데시코의 루리에서 따왔다는 걸 모두가 아는 사실처럼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임에 분명한 것 같지만. [본문으로]
  6. 물론 마냥 나쁘다고 표현할 수 는 없다. 자신의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다고 할 수 있지만, 혹자에게는 이 연출 자체로 지나치게 사용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본문으로]
  7. 공식 번역은 '그녀는 마치 세상 비밀 그 자체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그 도치된 문구마저도 표현하고 싶어서 그대로 직역하였다. [본문으로]
  8.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현실적으로 있기 어려운 인물상에 가깝다. [본문으로]
  9. 한국 나이로 16살. [본문으로]
  10. 인터뷰에서 감독도, 성우들 모두도 타카오라는 작품 속 인물의 대단함을 언급한다. [본문으로]
  11. 한국어판 번역은 "조금도 현명해지지 않았다"이다. 원문도 賢い라는 표현으로 현명하다 어질다의 표현이지만 보다 비교적인 의미를 담기위한 개인적인 의역. [본문으로]
  12. 한국 나이로 28살. 한국어판에서는 아예 28살이라고 바꿔 말하고 있다. [본문으로]
  13. mise en scéne. 영화의 한 프레임 내에서 배우와 세트 디자인의 고정된 배열을 묘사하는 걸 의미하는 프랑스어. 의도적으로 배치하며 상황과 심리묘사에 쓰인다. [본문으로]
  14. 한국의 기준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24~26살. 남자는 군대를 더한 2년 차이를 보여주는 때에 열정적으로 일하는 2~3년을 더하면 슬슬 그에 대한 권태나 염증이 밀려오는 시기를 날카롭게 잡았다. [본문으로]
  15. 그게 의도된 목소리인지 아니면 그녀의 많은 스케쥴로 인한 자연스러운 목소리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첨언하기는 했다. [본문으로]
  16. 실제로 유카리의 성우인 하나자와 카나는 1990년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해왔으며 2003년부터 본격적인 성우활동을 시작했기에 그 경력이 매우 남다르다. 현재는 인기 성우로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그러한 입장의 하나자와 카나가 직접 신카이 감독의 작품의 오디션을 봤다는 것은 남다른 애정이 있었고, 그에 관한 해석과 연기에도 나이에 맞지 않는 연기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17. 원래 신카이 감독은 성우를 쓰지 않고 연기자를 쓰는 걸로 유명했는데 어느 시점에서 보다 풍부하고 확연한 목소리를 바라는 것인지 완연히 전문 성우를 기용하고 있다. [본문으로]
  18. 이에 대해 감독은 그 나이대의 성우를 찾으려고 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본문으로]
  19. 그렇기에 당시 나이가 유카리의 나이인 27살보다 오린 하나자와 카나의 캐스팅은 다소 그 계획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본문으로]
  20.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일본 애니매이션 계에서 푸쉬를 받는 성우라서 다소 질린 감이 있었지만, 과연 그 이유가 있음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된 작품이었다. [본문으로]
  21. 정확히 어떤 사건인가는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지만,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몇몇 학생과 관련된 치정싸움에 휘말려 사건으로 커져서 학교에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피해자인 유카리를 묻으려고 했던 사건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22. 직접적인 묘사를 하지 않은 건 단순히 시간과 플롯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이 이야기는 사건의 주안점을 두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문으로]
  23. 여기서 깨달아야 할 점은 누구에게 배움을 받는게 아닌 독학을 해서 만들고 있다는 점이고 이는 정말 말도 안될 정도로 비범함을 보여주고 있다. [본문으로]
  24. 나이대로 추정하자면 한참 직장인인 어른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평은 대다수의 어른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하는 평과 비슷하다. [본문으로]
  25. 아들의 꿈의 관심이 없고 타카오의 형에 대한 질투나 어린 남자를 사귀고 다니는 어머니, 다소 무관심하고 출가를 하려는 형 사이에서 그는 어떤 의미로 그와 같은 현실에 타협하고 있지 않고 있다. [본문으로]
  26. 정원에서 유카리와 이야기 한 것이 처음이라고 표현하였다. [본문으로]
  27. 작 중 타카오의 친구커플. [본문으로]
  28. 선생님인 유카리에게 일방적으로 고백하고 그 후폭풍으로 이루어진 학생들간의 치정싸움. 그리고 어른들에게까지 퍼져 사건으로 커진 일. [본문으로]
  29. 확실히 이 애니매이션을 본 사람들은 이러한 평을 부정치 못할 것이다. 전철덕후에 이른 발덕후 신카이 감독(...) [본문으로]
  30. 초현실적인 인물상. [본문으로]
  31. 작중 교실에서 고전문학 시간에 타카오는 구두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일명 수업시간에 딴짓.(...) 정말 딱히 언급이 없는 한순간의 묘사이기 때문에 알아채기 힘든 부분일 수도 있다. [본문으로]
  32. 재미가 없는 건지, 아니면 자신의 일에만 열중하는 건지 확연히 묘사하지는 않지만 타카오의 성격을 보자면 후자에 가깝다. 다만 딴짓을 하는데도 별다른 지적이 없는 걸 보면 교사로서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모습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본문으로]
  33. 외롭고 슬픈 면 [본문으로]
  34. 보다 젋고, 후대의 사람으로서의 현재의 사랑에 대한 하나의 상징이 바로 타카오이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35. 개인적인 해석이라면 직접적으로 고백했다고 평하지만 후의 저돌적인(...) 타카오의 고백을 생각하면 비교적인 의미로 이 단어를 선택하였다. [본문으로]
  36. 아마 답가를 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홀로 고향으로 돌아갔을런지도 모른다. [본문으로]
  37. 그녀의 직장 동료이자, 옛 애인이었던 남성에게 전화를 하는 장면만 봐도 심히 생활이 걱정되는 방 모습을 보여주었다.(...) [본문으로]
  38. 타카오의 어머니는 집안일에 관심이 없고,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었으며, 형은 직장생활로 인해 타카오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다시피하는 장면 묘사가 나온다. [본문으로]
  39.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일방적으로 타카오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이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거리와 실제로 가르치지도 않았고 서로간의 거리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서로가 같은 학교라는 걸 제외하면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본문으로]
  40. 비록 인공적으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본문으로]
  41. 작 중 여성의 구두를 만들고 싶다고 하지만, 정황상 유카리에게 반한 타카오가 유카리를 향한 마음으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으로]
  42. 애니매이션 상으로는 커플 브레이커라고 할 수 있지만, 이후 소설판에서는 마지막에 만나는 묘사가 있다. [본문으로]
  43. 소설판도 애니매이션판도 둘다 얄짤없이 커플 브레이커. [본문으로]
  44. 문학을 배우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의 시학은 기본 사양이다. [본문으로]
  45. 4대 비극은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여담으로 4대 비극은 요즘에 그의 작품 중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포함되지 않는다. [본문으로]
  46. 이전 인터뷰도 그렇고, 최근 인터뷰도 그렇고 이 사람, 커플 브레이커로서의 자각이 없다. 아니 그보다도 아리스토텔레스를 언급하며 이를 찬양하고 있는 걸 보니 평생 이 칭호를 가지고 사실 것 같다.(...) [본문으로]
  47. 이 작품은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했기 때문에 그 현실적인 요소가 잘 녹아들었기에 후유증이 더 크다. [본문으로]
  48. 더 악랄했던게, 신카이 감독은 초속 5센티미터를 3편에 나누어 냈는데, 마지막편에 시원하게 뒤통수아닌 뒤통수를 쳐서 시청자들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기도 했다. 이후 합본으로 출시하긴 했지만(...) [본문으로]
  49. 혹은 과거를 고스람히 담고 있는 기성세대들에 대한 불만일지도 모른다. [본문으로]
  50. 사랑 연. '코이'라고 읽는다. [본문으로]
  51. 고독할 고, 슬플 비. '코히'라고 읽는다. 작품상 こい(코이)라고 명시하였다. [본문으로]
  52. 캐치프레이즈 상으로는 사랑(愛)으로 쓰였다. [본문으로]
  53. 작 중 시점에서는 이미 헤어졌다. [본문으로]
  54. 블루레이 사라. 꼭 사라. 그리고 열번 넘게 봐라. [본문으로]
  55. (현대의) 사랑보다도 옛날, (고독하고 슬픈) 사랑 이야기. [본문으로]
  56. 신카이 감독은 인터뷰에서 말, 언어라는 단어를 고전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이러한 단어를 사용하였다고 밝혔다. [본문으로]
  57. 장가, 단가 등을 총칭하는 단어. 본작에서 명시하는 시는 단가(短歌)를 의미한다. [본문으로]
  58. 한국어 더빙판에서 작중 타카오 대사에서 '단카'라고 번역하여 그대로 발음하였다. [본문으로]
  59. 言葉(ことば)。 코토바. 말. 언어. 현대표현. [본문으로]
  60. Original Sound Track. [본문으로]
  61. 天門(てんもん). 일본의 작곡가. 1971년생. 주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음악을 다룬다. 임회사 팔콤의 사운드 팀 'Falcom Sound Team jdk'의 초창기 멤버. 언어의 정원 이전 작품은 모두 이 사람과 작업하였다. [본문으로]
  62. http://kashiwadaisuke.com/profile/ 일본 도쿄 거주의 작곡가. 2004년부터 작곡 활동을 시작하였다. 독일, 마카오, 중극 등 많은 곳에서 활동 한 듯 하다. [본문으로]
  63. 三ツ矢雄二(みつや ゆうじ). 일본의 배우이자 음향 감독. [본문으로]
  64. 검색해도 딱히 정보가 없다(...) [본문으로]
  65. 텐몬이라는 작곡가도 물론 훌륭하며, 이번 작에는 KASHIWA Daisuke과 함께 했지만, 이후 텐몬과 작업한 작품을 하겠다고 하여 작품적으로 결별은 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 [본문으로]
  66. 한곡을 제외하고 전부 피아노 솔로이다. 그 한곡도 피아노를 주로 오케스트라 악기들과 함께하여 절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본문으로]
  67. 하타 모토히로 는 일본의 싱어송라이터이다. 미야자키 현에서 태어나 가나가와 현에서 자랐다. 소속사는 오피스 어거스타이다. 앨범은 Signed POP, ALRIGHT, Documentary 등이 있다. 작품의 이미지송인 言ノ葉(코토노하)를 만들었다. [본문으로]
  68. 원곡은 1997년에 발표된 야마자키 마사요시(山崎まさよし)의 곡이다. 애니메이션 개봉에 맞추서 2007년 3월에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秒速5センチメートル』 Special Edition으로 재발매되었다. 초속 5센티미터의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으로]
  69. 大江千里. Rain을 작곡, 작사하였다. [본문으로]
  70. 일어학과와 일어일문학과의 커리큘럼을 다르다. 물론 대학마다 그를 통합하여 배우는 과도 많고, 그 분별이 모호할 수 도 있지만, 이를 분류하여 가르치는 대학의 커리큘럼을 보면 문학에 관련된 학과 쪽은 실용적인 언어사용보다는 작품들의 역사, 분석, 철학을 모두 배우고 있음을 감안해야한다. [본문으로]
  71. 그 대사에서 성우의 연기는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권태롭고 절망적이다. [본문으로]
  72. 표면적으로 보면 신카이 감독 다운 결말일 수도 있다. [본문으로]
  73. 어떤 면으로는 그러한 거리감을 표현하는데에는 심카이 감독만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본문으로]
  74. 유네스코에 등록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 사람들은 한글이 위대함이라고 표현하지만, 그 창제 당시 해석에 관한 책은 유일하다라는 가치에 의한 등재라는 걸 오해치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위대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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